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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rcaea/스토리/Act I-II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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=====# VS-7 #===== >호각의 싸움이라는 환상이 깨지고, 히카리의 희망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. > >아무런 경고 없이 히카리의 폭풍이 타이리츠의 곁으로 옮겨가 그녀를 어둠과 빛으로 가렸다. > >폭풍에 둘러싸인 타이리츠는 잠시 눈을 감았다. > >그녀가 다시 눈을 뜨자, 무수한 기억으로 이루어졌던 폭풍은 여섯 개의 거대한 날개가 되어 타이리츠의 등 뒤로 펼쳐졌다. > >자연법칙을 농락하듯 하늘로 부유한 타이리츠는, 그 날카로운 눈빛으로 히카리를 바라보았다. > >이제 히카리에게 승산이 없다는 것은 명백했다. >히카리는 타이리츠를 짐승이라고 생각했었다. 지금에 와서야 그녀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. > >초월적인,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존재. > >유리 조각이 그녀의 등 뒤로 마치 거대한 천처럼 솟아올랐다. 마치 천공의 빛처럼 투명하게 일렁였다. > >지상의 히카리에겐 더 이상 타이리츠와 싸울 방도가 없었다. 그렇게 느껴졌다. 하지만... > >그래... 타이리츠라고 해서 만물을 다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. 살아남을 수 있다. 분명히! >히카리는 스무 개의 유리 조각을 불러 모아 하늘의 초월자에게 맞서 싸울 준비를 하였다. > >타이리츠의 유리 조각 몇 개가 천천히 날아왔다. 히카리의 긴장이 조금 풀렸다. > >‘할 수 있겠어.’ 히카리가 생각했다. >저 화려한 유리의 장막도, 그저 보여주기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. > >히카리는 전과 같이 방어막을 펼친 후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 재빠르게 떨어지는 유리 조각들로부터 몸을 보호했다. >눈동자가 반짝이는 유리 조각의 무리를 좇아 쉴 새 없이 움직였다. > >자신감이 마음속으로부터 차올랐다. 아직까지 한 조각도 놓치지 않았다. 미소가 히카리의 입가에 걸렸다. > >최악의 경우, 도주하여 후일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. >적어도 이곳에서 죽는 일은 없을 것이다. > >그렇게 생각하는 히카리의 가슴으로, 유리 조각 하나가 날아들었다. > >마치 히카리의 환상을 깨부수듯이. 그 어떤 아르케아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. >그 조각에서 타이리츠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. > >“장난은 끝이야. 이제 그만 죽어.” > >조각이 히카리의 드레스를 파고들었다. 히카리는 타이리츠의 눈동자를 응시했다. > >흑색의 소녀는 웃고 있었다. 그 얼굴에 만연하던 비애는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. >히카리가 여태껏 보아왔던 그 무엇보다 공포스러운 얼굴이었다. > >조각은 히카리의 살에 닿는 일 없이 땅으로 떨어졌다. > >부서진 조각이 회오리가 되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. >회오리는 지나가며 히카리의 옷과 살을 베었다. 치명적인 상처는 없었다. > >메세지였다. 흑색의 소녀는, 히카리를 죽이기 전에, 이 모든 것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보여주려 하고 있었다. > >공포가 엄습했다. 유리의 급류가, 마치 거센 돌풍이 몰아치듯 예리하게 히카리의 주변을 휘돌았다. >두려움이 히카리의 몸을 움켜잡았다. > >그 자리에 얼어붙어, 아무것도 못 하고 그저 타이리츠가 하는 일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. > >히카리는 그렇게 서서, 추악한 세계의 기억을 보았다. > >고통, 배신, 질투, > >죽음, 고난, 퇴락의 기억. > >순수할 정도의 어둠. 이 조각들이 비추는 기억에는... 빛이 없다. >조그마한 불빛이 잠시 나타났다 사라질 뿐인, 빛이 없는 풍경. >타이리츠가 묘사한 바와 같았다. > >눈을 뜬 순간부터 계속해서 타이리츠를 괴롭게 한 혐오스러운 기억들. > >그녀는 이제 그 기억들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도 같은 괴로움을 맛보게 할 것이다. > >유리 조각들이 히카리의 소매를 갈고리처럼 붙잡고, 치맛자락에 박혔다. > >히카리는 유리 조각들에게 끌려 하늘 위로 올라갔다. 더 이상 두 발로 설 수 없는 곳으로. > >가슴에 차오르는 감정이 눈물이 되어 흘렀다. 죽음을 앞에 두고 느끼는 그 감정이. >두려움이 아니다. >이 감정을 표현하기에 “두려움”은 무른 단어다. > >절박함인가? 희망인가? >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이 끔찍한 광경. > >주마등이 눈앞에 펼쳐졌다. >마치 과거의 기억에서 지금의 상황을 벗어날 만한 방법을 찾으려는 듯이. > >하지만 그런 기억은 없었다. > >검은 폭풍이 다가와 히카리의 몸을 무자비하게 베어냈다. >고통을 안겨주겠다는 의도를 명백하게 드러내는 폭풍이, 점점 더 가까워졌다. 그 의도만으로 살이 베어 나가는 듯한 기분이었다. > >믿을 수가 없었다. > >본인의 기억이든 타인의 기억이든, 히카리가 겪고 들은 그 모든 경험을 뛰어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. > >미지를 마주했다는 공포와, 이 끝에 다다를 자신의 운명에 대한 이해. >그 두 감정과 인식이 역겹게 뒤섞인 결과물은... > >끔찍한 공포. >“두려움” 따위가 아닌, >끔찍한 이해. > >이 곳에서 자신의 명에 따르는 유리 조각은 없다. >기적이든, 이상현상Anomaly이든, 뭐든 일어난다면... > >만약 그렇게 된다면 히카리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. 도망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. > >기적이 일어난다면 지금이다. 지금이 아니면 미래는 없다. > >지면이 울리더니 솟아올랐다. 마치 세계 그 자체가 둘 사이에 끼어드려는 듯이. > >지금이다. > >바로 지금! 자신을 구원할 유리 조각이 나타날 것이다! > >히카리는 온 힘을 다해 세계가 자신을 도와주기를 간절하게 빌었다. > >어떤 운명의 장난이, 어떤 인과율의 결과가, >히카리에게 승리할 힘을 쥐어줄 ‘신’을 만들어내리라! > >빌어라. 기도해라. >너를 구원했던 그 조각을, 또다시 그 피 흐르는 가슴 가까이에 간직하라. >구원의 표상인 그 조각을. 그리하면 분명히...! > > > >또 다른 유리 조각이 소녀의 몸을 찔렀다. 마치 심장을 관통하는 말뚝과도 같았다. > >조각은 심장에 닿지 않았다. 그러나, 메세지는, 그 최후의 메세지는, 히카리의 마음을, 의지를 꿰뚫었다. > >흑색의 소녀로부터 온 마지막 메세지였다. 아주 단순하고, 무자비한 메세지. > >“그런 일은 없어.” >---- >[[파일:Arcaea/Story/VS-7.jpg]] >---- >히카리의 가슴에 박혀 거의 목숨을 빼앗아갈 뻔한 그 조각은, >모든 것을 집어삼킬 정도로 거대한 화재의 기억을 비추고 있었다. > >죽음에 이렇게나 가까운 순간에도, 히카리의 심장은 뛰었다.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알리는 듯이. > >히카리의 동공이 수축했다. > >화재의 기억처럼, 온몸이 불타오르는 듯 뜨거워졌다. >녹아내리는 듯한 열기. >고통. 격렬한 고통. 그리고 피... > >히카리가 가슴팍의 상처를 움켜잡으려 손을 펴자 그녀를 구원했던 조각이 밑으로 떨어졌다. > >그리고, 폭풍우로부터 조각이 하나 빠져나와 손등을 파고들었다. > >소리가 들리지 않는다. > >숨마저 쉴 수 없다. > >눈앞에 펼쳐진 믿을 수 없는 광경에, 그 눈은 고정되어 있었다. > >존재해서는 안 될, 하지만 명백하게 존재하는 끔찍한 현실이. > >히카리는, 이윽고, 자아마저 잃기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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